아이는 이제 22주 3일.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고맙다. 정말 힘내고 있는 사람은 이 아이다.
우울한데, 엄마의 우울이 아이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어 마음을 누르게 된다. 아침에 샤워를 하다가 작년 이맘때를 떠올렸다. 2학기 에세이를 바쁘게 쓰고 있었고, 그게 생활의 전부였던 때이지만 새삼 아주 그립다. 돌아가고 싶다기보다는 그로부터 일년 사이에 무척 멀리 흘러와 버렸다는 생각에서 좀 아득한 기분.
노동절 아침의 북카페. 작업을 하는 것 외에 달리 무엇을 하겠나. 집에서 나올 때는 바다를 보러 가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하지만 서울에서의 생활에 충동에 끼일 여지가 없다. 원고 마감에도 빠뜻하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란 이처럼 조용히 낮게 몸을 웅크려 글자를 모으는 것뿐이란 생각도 든다.